지난 41년동안 여성학회를 지켜오신 선배 연구자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 여성학을 이끌고 갈 차세대 연구자들께도 격려의 인사 올립니다.
2025년 12월 3일 역사를 거꾸르는 계엄을 지나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지만 아직까지 한국사회는 혼란스럽습니다. 현재 우리는 거대한 사회적 전환의 한 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어디로 치닿을지 모를 인공지능과 플랫폼 경제, 답을 찾기 힘든 생태위기와 돌봄의 문제, 불평등교차성의 심화와 전세계적인 청년세대의 보수화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변화는 여성의 삶과 사회정의의 지형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의 시기에 여성학은 새로운 언어로 시대의 질문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2025년 41대 여성학회는 “대전환을 이끄는 페미니즘 로드맵”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왔습니다. 2026년 42대 여성학회는 이 로드맵을 이어받아 “전환기 여성학의 과제와 사회적 연대”를 모토로 달리고자 합니다.
여성학은 언제나 소외된 계층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온 실천학문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힘으로 가부장적 질서의 균열을 만들어왔고, 여성의 경험을 여성주의적 언어로 기록하여 왔습니다. 바로 그 전통 위에서, 우리는 “전환기의 여성학은 누구와 함께, 어떤 세계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를 다시 묻고자 합니다.
저는 그 답을 ‘연대의 재구성’에서 찾고자 합니다.
계급과 젠더, 세대와 인종을 가로지르는 교차성 속에서의 새로운 연대가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삶의 조건을 이해하고, 타인의 상처를 내 아픔처럼 느끼며, 대화와 공존의 길을 여는 지적 상상력이 여성학이 서온 토대이며 나아갈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42대 한국여성학회는 2026년 바로 이 ‘연대의 언어’를 구체화하고자 합니다. 현실과 이론, 이론과 실천, 운동과 일상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사회적 연대를 회복하는 연구와 실천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젊은 연구자들과 지역 여성학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더욱 더 ‘열린 학회’로 나아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선배, 후배 회원 여러분,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여성학의 역사는 언제나 ‘가능성의 역사’였습니다. 이 갈등의 시대에 우리는 여전히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고, 희망을 다시 세워, 다음 세대에게 “여성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을 굳건히 세우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어 여성학이 사회와 만나는 따뜻한 통로가 되도록, 2026년 여러분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성실히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