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학회가 주도하여 한국 여성학 연구자 시국선언 연서명을 2024년 12월 19일-22일간 진행하였습니다. 총 649명의 여성학 연구자가 참여하여 주셨습니다.
이번 시국 선언을 통해, 한국 여성학 연구자들은 성평등 민주주의를 부정한 반민주·반헌법 세력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면서 탄핵 가결 이후의 ‘광장’이 성별을 넘어 모든 시민이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며 새로운 민주주의를 창조하는 장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고자 하였습니다.
시국선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 시국선언문과 연서명 참여자 명단는 한국여성학회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국내 언론사에 전달되었습니다.
41대 한국여성학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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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학 연구자 시국선언
그리하여,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를 선언한다!
2024년 12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계엄군의 총부리에 주저 없이 맞서고, 내란 세력이 함부로 짓밟은 일상을 담대하게 지켜낸 모든 시민의 단호한 용기가 빚어낸 승리다. 언제나 그랬듯이 여성 시민은 그 선두에서 물러섬 없이 투쟁했다. 지나온 세계의 암울을 넘어, 다시 만날 세계의 찬란을 누구보다 가장 치열하게 염원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성평등 민주주의를 부정한 반민주, 반헌법 세력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걸고 등장한 윤석열 정권은 성평등 정부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켰다. 여성과 성평등의 이름으로 수행되어 온 정책을 파기하고, 여성 폭력 근절,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양육과 돌봄 지원 등 국가의 필수적 성평등 과제를 축소, 퇴행시켰다. 이는 성평등 이념을 실현할 것을 명시한 헌법적 가치를 명백히 유린한 것이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여성에 대한 모욕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은 부정의한 세력이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선언한 윤석열 정권의 성차별주의는 절반의 시민과 다른 절반의 시민이 분열하고 서로 경쟁하도록 부추기는 것으로 시작됐다. 성차별을 개선하라는 여성과 페미니스트의 정당한 요청을 남성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로 매도하는 정치적 술수도 지속됐다. 이는 사회적 불안과 절망을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혐오와 모욕으로 전환하는 증오의 정치이자, 이를 권력의 땔감으로 삼는 저급하고도 위험한 극우 정치의 전형이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시민의 삶과 노동, 사랑의 권능을 무너뜨린 무능하고 부패한 세력이다.
‘주 120시간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윤석열 정권의 노동 경시, 기업 편들기 관점은 부자 감세와 세수 감소로 귀결되어 노동과 돌봄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마저 붕괴시켰다. 윤석열 정권이 외쳐온 자유란 오직 ‘과로할 자유’, ‘투기할 자유’였으며, 노동자, 청년, 이주민의 경제적, 사회적 삶은 도탄에 빠졌다. 노동하고 연대하며 사랑, 우정, 환대를 확장하는 시민의 힘을 무력화했다는 데서 우리는 가장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내란의 확신범으로서 영원히 축출되어야 할 반국가 세력이다.
12·3 내란은 윤석열 개인에 의해 발생한 우연적 사건이 아니라 반민주적, 반헌법적, 부정부패 행위가 누적하여 발생한 사건이다. 탄핵소추안 투표에서도 국민의힘은 오로지 권력 유지를 위해 윤석열을 방어하고, 헌정 질서에 관한 판단을 중지하면서 반국가 세력의 면모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리하여 외치노니,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인용하라!
내란 세력, 반민주 세력, 성차별 세력 국민의힘은 해산하라!
모든 정치 세력은 성평등을 민주주의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라!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는 성평등의 헌법 정신이 실현되는 세계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는 노동이 존엄하고, 돌봄이 풍요로운 세계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는 여성과 소수자가 차별 없이 존중받고 모두와 연대하는 세계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는 경쟁과 승자독식 대신에 공존과 공동체 가치를 확장하는 세계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는 기득권을 옹호하는 타락한 정치를 넘어 몫 없는 자들의 몫을 수호하는 세계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는 인류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며 기후위기에 맞서고 생태파괴와 전쟁을 거부하는 세계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에서 광장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곳일 뿐 아니라, 성별을 넘어 모든 시민이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며 새로운 민주주의를 창조하는 장이 될 것이다. 이 광장에서 우리는 또다시 만나, 함께 토론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2024년 12월 23일
한국여성학회, 한국 여성학 연구자 649명